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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386세대의 낭만 영화 《영웅본색》의 줄거리, 주인공, 감독과 배우, 평가

by 영화를 좋아하세요? 2025. 4.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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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본색》(英雄本色, A Better Tomorrow, 1986)은 한국 영화 팬들에게도 깊은 인상을 남긴 작품이다. 특히 주윤발이 연기한 ‘마크’는 당시 청춘들의 우상처럼 여겨졌다. 트렌치코트, 선글라스, 이쑤시개를 물고 걷는 그의 모습은 하나의 스타일로 자리 잡았고, 이후 한국 영화와 드라마에서 수차례 패러디되며 대중문화에 영향을 끼쳤다. 홍콩 느와르 특유의 비극적 영웅 서사와 의리 중심의 세계관은 한국 느와르의 정서와도 맞닿아 있었다. 주윤발의 캐릭터는 단순한 액션 스타를 넘어, 남성성의 새로운 이미지를 제시하며 1980~90년대 한국 남성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영웅본색》은 단순한 외국 영화가 아닌, 한국 대중문화의 한 장을 만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줄거리

1986년, 홍콩 영화계에 한 획을 그은 작품이 탄생했다. 바로 오우삼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장국영, 주윤발, 적룡이 주연한 영화 영웅본색이다. 이 작품은 단순한 범죄 액션을 넘어선, 형제애와 배신, 명예와 속죄라는 깊은 주제를 다루며 ‘홍콩 느와르’라는 장르를 세계 영화계에 각인시킨 대표작이다.

영화는 국제 위폐 조직의 중심에서 활동하던 ‘송자호’(적룡 분)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그는 충직한 조직원으로서 책임감 강한 인물이다. 하지만 자신의 선택이 동생 ‘송자걸’(장국영 분)에게 상처를 준다는 사실을 깨닫고 점차 회의감을 느끼게 된다. 동생 자걸은 경찰로서 바른 삶을 살아가고자 했고, 형의 범죄 사실을 알게 되면서 깊은 갈등과 분노를 겪는다.

한편, 자호의 절친한 동료 ‘마크’(주윤발 분)는 시크하면서도 묘한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로, 자호와 함께 여러 작전을 수행하며 우정을 나눈다. 그러나 한 사건을 계기로 마크는 큰 부상을 입고 조직 내 입지를 잃고 만다. 그런 그가 끝까지 자호를 믿고 함께 다시 서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이야기의 중심은 결국 세 사람의 관계 속에서 갈등과 화해, 희생이 반복되며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자호는 조직을 떠나 새 삶을 살고자 하지만, 과거는 그를 쉽게 놓아주지 않는다. 동생과의 갈등, 조직 내 배신자들의 음모, 마크의 처절한 현실 속에서도 자호는 끝내 자신의 방식으로 속죄와 형제애를 증명한다.

 

등장인물

송자호(적룡) : 조직의 중간 보스로, 냉철하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가진 인물이다. 동생을 진심으로 아끼지만, 자신의 삶이 그에게 상처가 된다는 사실에 괴로워한다. 작품 속에서 가장 복잡한 내면을 지닌 인물로, 변화와 성장의 축을 담당한다.

송자걸(장국영) : 정의로운 경찰로, 형의 어두운 세계와 철저히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존경하던 형의 실체를 알고 난 뒤 배신감에 휘둘리지만, 결국 인간적인 감정을 회복하게 된다. 장국영 특유의 섬세한 연기가 캐릭터의 내면을 잘 표현했다.

마크(주윤발) : 조직 내에서 실질적인 행동대장을 맡았던 인물로, 시크한 말투와 트렌치코트, 선글라스로 상징되는 캐릭터다. 주윤발은 이 역할로 세계적인 스타로 발돋움했다. 마크는 친구를 위해 희생을 감수하는 진정한 의리를 보여주는 인물로, 많은 팬들에게 가장 인상 깊은 캐릭터로 남아 있다.

 

오우삼 감독 소개

오우삼(吳宇森)은 홍콩 영화계에서 ‘총격 액션의 미학’을 창조한 감독으로 불린다. 그는 슬로우 모션과 상징적인 비둘기 연출, 양손 권총 등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액션 스타일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단순히 시각적인 연출에만 머물지 않는다. 오우삼의 영화는 인간 내면의 고뇌, 의리, 배신, 구속과 해방 같은 철학적인 주제를 담고 있어 깊은 여운을 남긴다.

《영웅본색》 이전까지 오우삼은 주로 코미디나 멜로드라마 장르에서 활동했지만, 이 작품을 기점으로 그의 스타일이 확립되었다. 특히 그는 이 작품을 통해 느와르 장르에 동양적인 정서를 이식하는 데 성공했고, 이후 《첩혈쌍웅》, 《명장》 등으로 이어지는 전성기를 누리게 된다.

《영웅본색》에서 오우삼은 단순한 갱스터 영화가 아닌, 인물 간의 감정과 갈등, 형제애를 중심으로 한 서사로 관객의 몰입을 이끌어냈다. 당시로서는 실험적이라 평가받던 슬로우 모션 액션은 오히려 서정성을 더하며 극적인 효과를 극대화했다. 그의 연출은 영화의 미학적 완성도를 높였고, 이후 할리우드에서도 인정받아 《페이스 오프》, 《미션 임파서블 2》 등으로 세계적인 감독 반열에 올랐다.

 

배우

주윤발(周潤發, 마크 역) : 주윤발은 《영웅본색》의 상징적인 캐릭터 으로 아시아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인기를 얻게 된 배우다. 트렌치코트에 선글라스를 쓴 채 양손에 총을 든 그의 모습은 지금도 수많은 영화에서 오마주된다. 마크는 겉으로는 냉정하지만 속으로는 의리와 충성심을 품고 있는 인물이다. 주윤발은 특유의 절제된 감정 연기와 카리스마로 마크를 영웅이자 비극적인 인물로 완성시켰다.

《영웅본색》을 통해 주윤발은 스타덤에 오르며 이후 《첩혈쌍웅》, 《도신》 등 여러 작품에서 활약했고, 할리우드에서도 《와호장룡》과 《캐리비안의 해적 3》 등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그의 연기는 단순한 멋을 넘어서 인물의 내면을 드러내는 섬세함이 돋보인다.

장국영(張國榮, 송자걸 역) : 장국영은 영화 속에서 경찰이자 주인공 자호의 동생으로, 정의롭고 원칙적인 인물로서 형의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갈등하는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했다. 장국영은 당시 청춘 스타 이미지가 강했지만, 이 작품을 통해 깊이 있는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이후 《아비정전》, 《패왕별희》, 《동사서독》 등에서 상반된 캐릭터를 소화하며 배우로서의 스펙트럼을 넓혀갔다. 특히 감성적이고 우수에 찬 눈빛 연기는 그의 트레이드마크로, 많은 팬들에게 오랫동안 기억되고 있다.

적룡(狄龍, 송자호 역) : 적룡은 조직의 중간 보스로 강인하면서도 인간적인 캐릭터를 연기했다. 그는 1970~80년대 쇼브라더스에서 무협 영화로 이름을 알린 배우로, 《영웅본색》에서는 거친 남성성과 깊은 내면 연기를 동시에 보여주며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했다.

적룡은 송자호 캐릭터를 통해 조직 내 갈등, 동생과의 관계, 자신이 저지른 선택에 대한 책임을 안고 살아가는 남자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그려냈다. 그의 묵직한 연기는 영화의 중심축을 단단히 지탱했다.

 

평가

1986년 개봉한 《영웅본색》은 단순한 액션 영화 이상의 가치를 지닌 작품이다. 이 영화는 오우삼 감독의 감각적인 연출과 주윤발의 상징적인 캐릭터를 통해 ‘홍콩 느와르’라는 장르를 대중문화의 중심에 올려놓았다. 기존의 갱스터 영화들이 폭력성과 스릴에 집중했다면, 《영웅본색》은 인간 관계, 도덕적 갈등, 속죄와 구원의 서사를 중심에 두며 장르의 깊이를 확장시켰다.

영화사적으로 이 작품은 홍콩 영화가 세계 영화계에서 독자적인 존재감을 가지게 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주윤발이 연기한 마크 캐릭터는 홍콩을 넘어 아시아 전역에서 ‘비극적 영웅’의 아이콘이 되었고, 오우삼의 총격 연출은 이후 할리우드에서도 적극적으로 차용됐다. 《영웅본색》은 흥행뿐 아니라 영화적 영향력에서도 한 시대를 규정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홍콩 느와르라는 장르가 주목받은 이유는, 그 안에 담긴 사회적 맥락 때문이다. 1980년대 중반, 홍콩은 1997년 반환을 앞두고 불안과 혼란이 깊어지던 시기였다. 불투명한 미래, 제도에 대한 불신, 그리고 개인의 정체성에 대한 혼란이 사회 전반에 퍼져 있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영웅본색》은 조직과 개인, 정의와 충성 사이에서 갈등하는 인물들을 통해 당대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정서를 투영해냈다.

특히 형제 간의 갈등, 친구와의 의리, 조직 내의 배신이라는 서사는 단순한 범죄 이야기가 아니라, 홍콩 사회의 불안한 정체성을 은유적으로 반영한 것이다. 주인공들은 언제나 옳은 선택을 할 수 없고, 대부분이 비극으로 끝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끝까지 지키려는 의리와 존엄성은 당대 관객들에게 강한 감정적 울림을 남겼다.

결국 《영웅본색》은 시대의 공기를 담아낸 영화였다. 사회 변화 속에서 흔들리는 가치관과 도덕, 그 안에서 갈등하는 개인을 정교하게 그려냄으로써, 단순한 오락을 넘어선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했다. 이 작품이 지금까지도 ‘명작’으로 기억되는 이유는, 장르적 완성도뿐 아니라 시대정신을 포착한 깊이 있는 통찰 때문이다.

 

리뷰 쓰고 난 소회

오우삼 감독 특유의 느와르 감성과 총격씬, 슬로우모션 연출은 영화적 미학으로 재평가받고 있으며, 이후 수많은 감독들에게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당시 뭐 의리라는 게 목숨을 건 어둠의 세계에서나 통하는 것처럼 통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의리는 보통 인간의 덕목이기도 하며, 보통 신의, 신뢰라는 말을 쓴다. 의리는 꼭 폭력을 동반하는 것도 아니고, 단순하다. 할 것 하고, 공평하게 대우해 주는 것. 그게 의리다. 그런데 또 신문을 보면 보통 부자들에겐 의리가 없다. 아마 의리 없이 배신으로 돈을 벌었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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