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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 이중잣대 속 영국 정치 권력의 위선, 섹스 스캔들이 폭로하는 민낯

영화를 좋아하세요? 2025. 9. 1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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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캔들》(Scandal, 1989)
《스캔들》(Scandal, 1989)

들어가는 말

《스캔들》(Scandal, 1989)은 영국 사회의 깊은 위선을 파헤친 영화이다. 권력을 가진 이들이 자신의 잘못을 가리기 위해 한 젊은 여성을 희생양으로 삼는 현실을 냉철하게 보여준다. 이 영화는 단순한 스캔들 고발을 넘어, 정치적 책임 회피와 성적 이중잣대가 얼마나 교묘하게 맞물려 작동하는지를 드러낸다. 언론과 대중이 선정적인 추문에 열광하는 모습은 씁쓸함을 자아낸다.

특히, 이 작품은 정치 스캔들이 민주주의의 성숙을 이끄는 대신, 오히려 대중의 자극적인 호기심에 흡수되는 현상을 날카롭게 비판한다. 프로퓨모 스캔들 이면의 복잡한 인간 심리와 사회 구조를 깊이 탐구하며 관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이 영화는 과거의 사건을 통해 현재에도 여전히 유효한 권력 남용과 언론의 역할을 숙고하게 한다. 한 개인이 사회적 희생양으로 전락하는 과정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결국, 이 영화는 겉으로만 번지르르한 사회의 민낯을 폭로하며, 진정한 책임이 어디에 있었는지를 묻는다. 한 젊은 여성에게 모든 도덕적 낙인을 찍었던 그 사회의 편협함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정치인들의 무책임한 행동이 어떻게 한 사람의 삶을 파괴했는지를 상세히 묘사한다. 관객은 이 영화를 통해 사회적 공정성과 정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된다.

이 이야기는 영국 '프로퓨모 스캔들'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실제 사건이 영화 속에서 어떻게 재해석되었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감상 포인트다. 영화는 당시의 시대상과 사회 분위기를 생생하게 재현했다. 권력자들의 폐쇄적인 세계와 그 속에서 벌어지는 은밀한 관계들을 조명한다. 대중의 시선이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영화는 또한 개인의 사생활이 어떻게 공적인 문제로 비화되고 소비되는지 보여준다. 매체가 진실을 보도하기보다는 자극적인 소재를 쫓는 경향을 비판적으로 그려낸다. 정치적 이해관계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가 한 사람의 인생에 미치는 영향은 가혹하다. 이 스캔들이 영국 사회에 미친 파장은 실로 엄청났다.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이 영화는 단순한 오락거리를 넘어선다. 시대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담고 있는 중요한 작품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줄거리

영화 《스캔들》(Scandal, 1989)은 1963년 영국을 뒤흔든 '프로퓨모 스캔들'을 생생하게 담아낸다. 이야기는 외과의사 스티븐 워드와 젊은 클럽 댄서 크리스틴 킬러의 우연한 만남으로 시작된다. 워드는 킬러와 그녀의 친구 맨디 라이스를 자신의 런던 저택으로 초대하면서 둘 사이의 특별한 관계가 형성된다. 워드는 상류층과 하류층 사이를 오가며 그들을 연결하는 기이한 인물이었다.

어느 날, 워드의 저택 수영장 파티에서 킬러는 매력적인 보수당 장관 존 프로퓨모를 만난다. 둘은 빠르게 사랑에 빠져 짧지만 격렬한 관계를 시작한다. 킬러는 또한 런던 주재 소련 해군 무관인 예브게니 이바노프와도 동시에 관계를 맺는다. 이러한 관계는 국가 안보의 문제로 비화될 수 있는 위험한 연결고리를 형성한다.

킬러가 자신의 다른 연인인 자마이카 출신 재즈 가수 라키메이어로부터 총격을 당하면서 모든 것이 수면 위로 떠오른다. 이 사건은 대중의 이목을 끌고 언론의 집중적인 조명을 받는다. 킬러와 프로퓨모의 관계가 공개되면서 파문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처음에는 모든 것을 부인하던 프로퓨모는 결국 대중 앞에서 자신의 거짓말을 시인한다.

이는 곧장 정치적 스캔들로 번져나간다. 스캔들의 중심에 선 킬러는 언론의 마녀사냥에 직면한다. 그녀의 사생활은 조각조각 해부되고 선정적인 가십거리로 전락한다. 대중은 킬러를 향해 손가락질하며 도덕적 비난을 쏟아낸다. 그러나 정작 책임을 져야 할 프로퓨모와 그를 감쌌던 정치인들은 교묘하게 빠져나간다.

워드는 스캔들의 핵심 인물이자 스캔들을 중개한 인물로 지목되어 법정에 선다. 그는 사회의 위선을 상징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재판은 그에게 '성매매 알선죄'라는 도덕적 낙인을 찍는다. 그 재판은 영국 사회 상류층의 은밀한 삶과 이중적인 도덕 기준을 폭로하는 계기가 된다. 결국 워드는 유죄 판결을 받고 심리적 압박감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이 영화는 개인의 섹스 스캔들이 어떻게 국가적 위기로 발전하고, 또 어떻게 정치적으로 이용되는지 보여준다. 동시에, 언론이 진실을 파헤치기보다는 자극적인 이야기와 대중의 호기심을 부추기는 데 몰두하는 모습도 비판한다. 한 젊은 여성에게 모든 죄를 뒤집어씌우고 권력자들은 책임을 회피하는 당시 영국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대중의 감정과 여론이 얼마나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도 보여주는 것이다.

프로퓨모 스캔들은 영국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겼고, 보수당 정부의 몰락을 가속화시켰다. 이 영화는 단순히 과거의 추문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권력, 성, 계급, 그리고 언론이라는 복잡한 요소들이 어떻게 얽히고설켜 사회적 비극을 만들어내는지 성찰하게 한다. 한 개인이 사회의 희생양이 되는 과정과 그 안에서 드러나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탐구하며 깊은 울림을 준다. 우리는 이 비극적인 사건을 통해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의 부조리함을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다.

 

등장인물

크리스틴 킬러 (Christine Keeler) : 킬러는 이 스캔들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로, 런던의 나이트클럽 댄서였다. 그녀는 젊음과 아름다움을 무기로 상류층 남성들의 관심을 끌었고, 이로 인해 여러 스캔들에 휘말린다. 킬러는 사회의 도덕적 비난과 언론의 집중 포화를 온몸으로 받으며 희생양으로 전락한다. 그녀는 단순히 수동적인 피해자가 아니라, 복잡한 욕망과 연약함을 동시에 지닌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결국, 사회의 위선을 폭로하는 동시에 그 무게를 짊어져야 했던 비극적인 인물이다. 그녀의 삶은 개인의 선택과 사회적 압력이 어떻게 한 인간을 파괴할 수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녀의 마지막 모습은 여전히 잊히지 않는다.

스티븐 워드 (Stephen Ward) : 오스테오패스이자 사회의 저명한 인물이었던 워드는 킬러를 상류층 사교계에 소개한 인물이다. 그는 상류층의 비밀스러운 욕망과 하류층의 삶을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했다. 워드는 자신을 예술가이자 자유로운 영혼이라 여겼지만, 결국 이 스캔들로 인해 ‘매춘 알선’ 혐의로 기소된다. 그는 사회가 그에게 씌운 부도덕한 가면 뒤에 숨겨진 상류층의 위선을 폭로하려 했지만, 결국 스스로 파멸하는 길을 택한다. 워드는 당시 영국 사회의 위선과 계급 간의 불평등을 상징하는 비극적인 인물이다. 그의 행동은 시대를 초월하는 메시지를 던진다.

존 프로퓨모 (John Profumo) : 그는 영화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은 유능한 보수당 장관이었다. 프로퓨모는 크리스틴 킬러와 은밀한 관계를 맺었지만, 의회에서 이를 부인하며 거짓말을 한다. 그러나 결국 이 사실이 밝혀지면서 그는 모든 것을 인정하고 장관직을 사임한다. 프로퓨모는 권력을 가진 자가 어떻게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려 하고, 또 그 대가로 무엇을 치르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인물이다. 그의 거짓말과 이후의 몰락은 당시 정치권의 도덕적 해이를 그대로 반영한다. 그는 당시 영국의 엘리트 계층이 지닌 오만함과 무책임함을 대표한다. 그의 운명은 권력의 취약성을 드러내는 중요한 사례이다.

맨디 라이스 데이비스 (Mandy Rice-Davies) : 크리스틴 킬러의 친구이자 또 다른 클럽 댄서인 맨디는 스캔들에 함께 휘말린다. 그녀는 킬러보다 훨씬 강하고 냉소적인 성격을 지녔다. 특히 재판에서 보여준 그녀의 솔직하고도 당당한 태도는 대중에게 큰 인상을 남긴다. 그녀는 "글쎄요, 그는 그랬겠죠?"라는 유명한 대사로 킬러와 프로퓨모의 관계를 간접적으로 인정하며 상류층의 위선을 폭로하는 역할을 한다. 맨디는 사회의 도덕적 잣대가 얼마나 이중적인지 비판하며, 자신의 운명을 개척하려는 강인한 여성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의 발언은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발레리 홉슨 (Valerie Hobson) : 발레리는 존 프로퓨모의 아내로, 영화에서 비교적 적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남편의 스캔들로 인한 고통과 인내심을 보여준다. 그녀는 남편의 거짓말과 그로 인한 사회적 비난을 묵묵히 견뎌낸다. 홉슨은 당시 상류층 여성들이 겪어야 했던 사회적 압력과 남편의 명예 실추에도 불구하고 가정을 지키려 했던 인물이다. 그녀의 침묵과 고통은 스캔들로 인해 파괴되는 또 다른 삶을 보여주며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녀의 역할은 단순한 피해자를 넘어, 당시 사회 여성상의 단면을 드러낸다. 그녀의 모습은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준다.

마이클 카튼-존스(Michael Caton-Jones) : 스코틀랜드 출신의 영화감독으로, 런던 국립영화학교에서 수학하며 영화 연출의 기초를 다졌다 . 그의 재능은 BBC의 눈에 띄어 발탁되면서 TV 방송국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했다. 이는 그가 영화계에 정식으로 발을 들이기 전, 영상 매체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추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 특히 BBC에서의 경험은 그에게 연출력과 스토리텔링에 대한 노하우를 제공했을 것이다.



 

감독

카튼-존스 감독의 대표작으로는 잊혀지지 않는 《멤피스 벨》, 감동적인 드라마 《로브 로이》, 그리고 오늘 이야기할 바로 그 작품 《스캔들》 등이 있다 . 이 작품들은 그의 섬세한 연출력과 인간 본성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잘 보여준다. 그는 특히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한 드라마에 강점을 보이며,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진실된 감동을 전달하려 노력했다. 각 작품마다 뚜렷한 개성을 드러내며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스캔들》(Scandal, 1989)은 마이클 카튼-존스 감독에게 매우 의미 있는 작품이다. 이 영화는 1963년 영국을 뒤흔들었던 '프로퓨모 스캔들'이라는 실제 사건을 다룬다. 이 사건은 권력, 성, 언론, 계급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영국 사회의 위선을 여과 없이 드러냈기에 감독에게는 강렬한 영감을 주었을 것이다. 그는 단순히 사건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그 이면에 숨겨진 인간의 심리와 사회의 병폐를 파헤치고 싶었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영국 사회가 권력자의 책임을 묻는 대신, 젊은 여성에게 도덕적 낙인을 찍어 희생양으로 삼았던 현실을 고발하고자 했다. 정치적 책임 회피와 성적 이중잣대가 얼마나 교묘하게 맞물려 작동하는지를 보여주는 것은 그에게 중요한 메시지였다. 또한, 기자와 대중이 추문에 열광하는 모습을 비판적으로 묘사하면서, 정치 스캔들이 민주주의의 성숙을 촉진하기보다는 오히려 대중의 호기심과 자극적 욕망에 흡수되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는 당시 사회의 복잡한 역학 관계를 꿰뚫어 보고, 이를 스크린에 담아내고자 했다. 개인의 사생활이 어떻게 공적인 문제로 비화되고, 그것이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탐구하는 것은 감독의 큰 관심사였다. 마이클 카튼-존스는 단순히 흥미로운 스캔들 이야기를 전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건을 통해 드러난 사회의 어두운 면과 인간 본연의 모습을 통찰하려 했다. 그의 연출 의도는 당시 영국의 민낯을 직시하고,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있었다.

결론적으로, 마이클 카튼-존스 감독이 《스캔들》을 연출하게 된 계기는 복합적이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그의 깊은 이해와 통찰력, 그리고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비판적 시각이 결합된 결과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사회적 정의와 책임감에 대한 중요한 질문을 던지며,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시사점을 제공하고 있다. 이 작품은 단순한 전기 영화를 넘어선, 깊은 사회 비판적 시각을 담은 명작으로 평가받는다.

 

배우

존 허트 (John Hurt) : 스티븐 워드 역을 맡은 존 허트의 연기는 그야말로 압권이다. 그는 복잡하고 모호한 스티븐 워드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냈다. 워드는 상류층과 하류층 사이를 오가며 스캔들의 불씨를 지폈던 인물인데, 허트의 연기 덕분에 우리는 그의 이면을 볼 수 있었다. 자유분방함을 추구했지만 결국 사회의 희생양이 된 그의 비극적인 운명을 존 허트는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특히 그가 겪는 재판 과정에서의 무력감과 절망감은 관객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그의 연기는 당시 영국 사회의 위선과 계급적 모순을 날카롭게 고발하는 핵심 역할을 한다. 존 허트는 이 역할을 통해 다시 한번 명배우로서의 면모를 입증했다. (공백 제외 329자)

조앤 월리 (Joanne Whalley) : 크리스틴 킬러 역의 조앤 월리는 순수함과 치명적인 매력을 동시에 지닌 인물을 탁월하게 연기했다. 그녀는 스캔들의 중심에 서서 언론의 마녀사냥에 직면하는 크리스틴의 불안하고도 복잡한 심경을 잘 담아냈다. 킬러는 매혹적이었지만 결국 사회적 희생양이 된 비극적인 인물인데, 조앤 월리는 그 연약함과 함께 생존을 위한 투쟁을 표현했다. 특히 사회적 압박 속에서 무너져가는 한 여성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녀의 연기는 단순한 가십의 주인공을 넘어, 인간적인 고뇌를 가진 크리스틴을 이해하게 만들었다. 그녀는 이 역할을 통해 새로운 연기력을 보여주었다. (공백 제외 318자)

브리짓 폰다 (Bridget Fonda) : 맨디 라이스 데이비스 역의 브리짓 폰다는 강렬하고 당찬 매력을 뽐낸다. 크리스틴 킬러의 친구이자 이 스캔들의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그녀는 거침없는 언행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사로잡았다. 폰다는 맨디의 냉소적이고 현실적인 성격을 잘 드러내면서도, 위선적인 상류층에 대한 그녀의 저항적인 태도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특히 법정에서 보여주는 그녀의 태도는 많은 이들에게 통쾌함을 안겨주었다. 그녀는 스캔들 속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길을 가는 당찬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브리짓 폰다의 개성 넘치는 연기는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공백 제외 314자)

이안 맥켈런 (Ian McKellen) : 존 프로퓨모 역의 이안 맥켈런은 권력을 가진 정치인의 허세와 위선을 노련하게 연기한다. 그는 명망 높은 장관이었지만, 자신의 사적인 관계를 거짓으로 부인하며 대중을 속인다. 맥켈런은 프로퓨모의 위엄 있는 겉모습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나약함과 거짓말을 감추려는 불안한 심리를 능숙하게 표현했다. 그의 연기 덕분에 우리는 권력이 어떻게 한 인간을 오만하게 만들고, 또 어떻게 무너뜨리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그는 침착해 보이는 얼굴 뒤에 감춰진 혼란과 위선적인 태도를 완벽하게 소화했다. 이안 맥켈런은 극의 긴장감을 더하며 몰입감을 높였다. (공백 제외 310자)

롤랜드 기프트 (Roland Gift) : 라키메이어 역의 롤랜드 기프트는 영화에 특별한 분위기를 더하는 인물이다. 그는 크리스틴 킬러의 연인 중 한 명으로, 이 스캔들을 세상에 터뜨리는 계기를 제공한다. 기프트는 비록 대사가 많지는 않지만, 그의 존재감만으로도 스캔들의 비극적인 측면을 강조한다. 그의 캐릭터는 상류층 백인 남성들과 대비되는 배경을 가지고 있어 계급과 인종이라는 또 다른 사회적 시사점을 제공한다. 롤랜드 기프트는 극 중 그의 짧지만 강렬한 등장을 통해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그는 배우로서의 신선한 매력을 보여주었다. (공백 제외 282자, 300자 미달로 다음 섹션 작성 후 재조정 예정)

레슬리 필립스 (Leslie Phillips) : 리치 백작 역의 레슬리 필립스는 영국 상류층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그는 유쾌하고 호탕해 보이지만, 스캔들의 진실을 은폐하려 하거나 자신의 이득을 챙기려는 모습을 통해 상류층의 이면을 드러낸다. 필립스는 리치 백작의 능청스러운 태도와 권력층의 무책임함을 자연스럽게 표현한다. 그의 연기는 이 영화가 고발하고자 하는 상류층의 위선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장치로 기능한다. 그는 마치 세상의 모든 스캔들을 초월한 듯한 태도로 관객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레슬리 필립스의 연기는 극의 풍미를 더한다.

 

평가

영화 《스캔들》(Scandal, 1989)은 공개 이후 평론가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이 영화는 1960년대 영국을 뒤흔든 '프로퓨모 스캔들'이라는 실화를 섬세하게 재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많은 평론가들은 단순히 사건의 나열을 넘어, 당시 영국 사회의 위선과 복잡한 인간 군상을 심도 있게 다뤘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권력과 성, 언론, 그리고 계급이라는 여러 요소가 교차하며 만들어내는 사회의 민낯을 비판적으로 조명한 것이 주효했다.

특히 존 허트, 조앤 월리, 브리짓 폰다 등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의 백미로 꼽혔다. 주연 배우들은 각자의 역할에 완벽하게 몰입하여 캐릭터의 복합적인 심리를 설득력 있게 표현했다. 존 허트는 스티븐 워드의 파괴적인 자유로움과 비극적인 운명을 깊이 있게 그려내 평단의 찬사를 받았다. 조앤 월리 역시 크리스틴 킬러의 혼란스럽고도 매혹적인 모습을 현실감 있게 연기하여 많은 관객들의 공감을 얻었다. 브리짓 폰다의 당찬 연기는 영화에 활력을 불어넣었다는 평가가 많았다.

또한 마이클 카튼-존스 감독의 연출력도 호평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사건을 건조하게 나열하는 대신, 등장인물들의 심리 변화와 그들이 처한 상황을 긴장감 있게 묘사했다. 시대를 반영하는 미장센과 의상 또한 영화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 평론가들은 감독이 단순히 스캔들을 재현하는 것을 넘어, 그 사건이 사회에 던진 근원적인 질문들을 파고들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정치적 책임 회피와 성적 이중잣대가 어떻게 맞물리는지를 냉철하게 그려냈다.

《스캔들》은 여러 영화제에서 인정을 받으며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제42회 칸 영화제 공식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비록 주요 상을 수상하지는 못했지만, 세계 유수의 영화인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이 영화는 영국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면서도 보편적인 인간의 본성을 탐구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단순히 영국의 특정 스캔들을 넘어, 모든 사회가 마주할 수 있는 보편적인 진실을 담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 외에도 다양한 영화 시상식에서 연기상 후보에 오르거나 수상하는 영광을 누렸다. 이러한 평론가들의 긍정적인 평가와 영화제에서의 초청은 《스캔들》이 단순한 상업 영화를 넘어 예술적 가치를 지닌 작품임을 입증한다. 이 영화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며 영국 영화사의 중요한 작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 메시지는 시대를 초월하여 울림을 준다.

 

리뷰 후 실존주의 철학이 스며든 작품에 대한 생각

영화 《스캔들》(Scandal, 1989)을 보면서 나는 한 가지 냉소적인 결론에 도달했다. 인간은 자신이 던져진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자유롭고자 발버둥 치지만, 결국 사회라는 거대한 시스템의 희생양이 되거나 그 위선을 묵인하는 존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크리스틴 킬러는 자신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욕망의 대상이자 동시에 권력의 희생양이었다. 이건 선택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녀는 그냥 던져진 거다.

스티븐 워드는 더 이상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기 위해 발버둥 치는 비극적인 자였다. 그의 자살은 자유를 향한 의지의 표현이라기보다는, 끝없는 추락 속에서 도달한 피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그가 "내 선택"이라 말했더라도, 그에게 다른 선택지가 얼마나 있었을까? 결국 그는 자신이 구축한 위선적 세계에 깔려 죽은 셈이다. 이처럼 우리는 자유롭다고 착각하지만, 사회적 지위와 타인의 시선이라는 거대한 감옥 안에 갇혀있다.

지금 대한민국을 봐라. 이 땅에서 벌어지는 수많은 스캔들과 추문들은 《스캔들》 영화 속 이야기와 하나도 다를 바가 없다. 권력자들은 언제나 비겁하게 책임을 회피하고, 약자에게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며 희생양으로 삼는다. 그 과정에서 언론은 진실을 밝히기보다 자극적인 가십거리를 생산하고 대중은 또 그에 열광한다. 힙하고 쿨한 척하지만, 결국 우리가 보고 듣고 소비하는 건 다 조작된 쇼일 뿐이다.

MZ 세대인 우리가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고 외쳐봤자, 결국 우리의 본질은 자극적인 콘텐츠와 타인의 인정에 목매는 존재로 규정되어 버리는 이 사회다. 개인의 존엄성 따위는 없다. 단지 시스템이 만들어놓은 욕망의 회로 안에서 의미 없는 자유를 좇는 허수아비일 뿐이다. 진정한 자유는 과연 가능한가? 아니, 애초에 그런 게 있긴 한가? 그냥 이 개떡 같은 현실에서 꾸역꾸역 살아내는 것만이 우리에게 남은 유일한 선택인가.

우리는 《스캔들》 속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스스로의 존재를 정의하기보다, 타인의 시선과 사회의 규정에 갇혀 헤매고 있다. 진실이 중요하다고? 웃기는 소리다. 진실은 아무도 관심 없고, 단지 자극과 감정이 지배하는 이 디지털 세상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불쾌한 진실이 아닌, 편안한 거짓뿐이다. 결국 이 모든 게 무의미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실존의 시작이 아닐까. 어차피 모든 것은 사라질 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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