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말《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The Paper Chase, 1973)은 제임스 브리지스 감독이 하버드 로스쿨의 권위적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이다. 주인공 하트는 신입생으로서 학문적 열정에 가득 차지만 곧 킹스필드 교수의 수업 방식에 압도된다. 킹스필드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차용했으나 본래 의미를 왜곡했다. 그는 진리를 함께 찾는 동행자가 아니라, 법정에서 이길 수 있는 전사를 길러내는 훈련자였다. 학생들은 자유로운 사유가 아니라 교수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정답을 내놓는 기계가 되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은 지식 탐구의 장이 아니라 권력 훈련의 무대가 된다. 학생들은 인간적 개성과 감정을 지워버리고 오직 경쟁과 성적에 매달린다. 하트 역시 점차 자신이 원하는 공부가 무엇인지 잊어버릴 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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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9. 8. 1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