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말이 시대에 우리가 마주하는 교육의 참담한 현실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학교라는 곳은 한때 희망의 등불이었으나 지금은 좌절과 무기력이 만연한 장소가 되었다. 학생들은 방황하고, 그들을 가르쳐야 할 교사들은 열정을 잃어가는 슬픈 풍경이다. 이 영화는 바로 그러한 교육 현장의 민낯을 여과 없이 보여준다. 선량한 마음을 가진 이들이 모여 함께 나아가야 할 교육이 오히려 불평등을 대물림하는 도구로 전락하는 모습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젊은 영혼들은 방향을 잃고 헤매며, 어른들은 그들에게 손 내밀기를 주저하는 세상이다. 《디태치먼트》는 우리 사회가 짊어진 무관심의 무게를 고스란히 드러낸다. 냉엄한 현실 속에서 관계는 단절되고, 개개인은 고독하게 버려지는 실상을 조명한다. 이 작품은 단순히 영화적 상상력을 ..

들어가는 말《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The Paper Chase, 1973)은 제임스 브리지스 감독이 하버드 로스쿨의 권위적 현실을 날카롭게 포착한 작품이다. 주인공 하트는 신입생으로서 학문적 열정에 가득 차지만 곧 킹스필드 교수의 수업 방식에 압도된다. 킹스필드는 소크라테스식 문답법을 차용했으나 본래 의미를 왜곡했다. 그는 진리를 함께 찾는 동행자가 아니라, 법정에서 이길 수 있는 전사를 길러내는 훈련자였다. 학생들은 자유로운 사유가 아니라 교수의 질문에 즉각적으로 정답을 내놓는 기계가 되어야 했다. 이 과정에서 교육은 지식 탐구의 장이 아니라 권력 훈련의 무대가 된다. 학생들은 인간적 개성과 감정을 지워버리고 오직 경쟁과 성적에 매달린다. 하트 역시 점차 자신이 원하는 공부가 무엇인지 잊어버릴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