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들어가는 말실직한 50대 가장 티에리는 끊임없이 구직 활동을 이어가지만 번번이 좌절을 맛본다. 오랜 실망 끝에 그는 대형 마트의 보안요원으로 채용된다. 그러나 그가 맡은 임무는 고객의 절도 행위와 직원들의 사소한 규정 위반을 단속하는 일이었다. 생계를 위해 직장을 지켜야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 일은 타인의 자존심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임금을 받는 구조였다. 영화는 이 아이러니를 군더더기 없는 장면과 긴 침묵으로 보여준다. 카메라는 그를 따라가되 감정을 유도하지 않고, 오직 현실을 드러내는 데 집중한다. 스테판 브리제는 화려한 장치나 음악 대신 일상 대화와 정지된 표정 속에서 드라마를 끌어낸다. 감독은 노동자가 노동자를 감시해야 하는 자본주의 구조의 냉혹한 단면을 집요하게 기록한다. 티에리의 무표정 속..

들어가는 말로스앤젤레스의 거리에서 첼로를 켜는 한 남자가 있다. 그는 한때 줄리아드 음악원에서 미래를 약속받았지만, 조현병의 발병으로 삶은 무너졌다. 가족과 제도는 그를 지켜내지 못했고, 결국 그는 도시의 노숙인이 되었다. 음악만이 그가 세상과 이어지는 마지막 끈이었다. 그의 이름은 내이선얼 에어스다. 우연히 그를 만난 기자 스티브 로페즈는 처음엔 기삿거리로 다가갔지만, 점차 그의 내면과 고통을 마주하게 된다. 두 사람의 만남은 단순한 인터뷰가 아니라, 사회가 외면한 인간의 존엄을 다시 바라보게 만드는 계기가 된다. 영화는 정신질환자가 겪는 사회적 소외를 낱낱이 보여준다. 복지 제도는 무력했고, 공동체는 책임을 회피했다. 그러나 동시에 영화는 묻는다. 한 인간이 존중받을 권리는 어디에서 오는가. 《솔로이..